낭떠러지의 착각
낭떠러지의 착각
2025.11.11
admin·⌛3분

그즈음 나는 대작가가 되고 싶은 마음에, 대작가가 되기 위해서라면 그 어떤 고통스러운 수련도, 또 그 어떤 큰 희생도 끝까지 견뎌내겠다고 굳게 마음먹은 상태였다. 대작가가 되기 위해서는 문장을 갈고닦기 이전에 인간으로서의 수련을 해두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연애는 두말 할 것도 없고, 남의 부인을 몰래 빼앗고, 유흥비로 하룻밤에 백 엔을 날리고, 감옥에 들어가고, 또 주식을 사서 천 엔을 벌거나 만 엔을 잃기도 하고, 사람을 죽이고. 그 모든 것들을 경험해두지 않으면 좋은 작가가 될 수 없다고 믿었다. 하지만 천성이 겁쟁이에 부끄럼쟁이인 나는 그런 경험을 전혀 해보지 못했다. 해보자고 결심을 해도, 내게는 정말 무리였다. 나는 십 전짜리 커피를 마시면서 찻집 소녀를 흘끔흘끔 훔쳐볼 때조차 필사적으로 노력해야 했다. 음침한 세계를 보고 싶은 마음에 스미다강 건너의 어느 환락가에 갔을 때, 나는 환락가 두세 골목 앞의 작은 길에서 이미 몸이 꽁꽁 얼어붙고 말았다. 그 세계가 발산하는 악취에 질식할 지경이었다. 나는 몇 번이나 그런 쓸데없는 시도를 반복했고, 매번 실패했다. 나는 절망했다. 대작가가 되기 위한 소질을 갖추지 못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아, 그러나 그런 내성적인 겁쟁이야말로 무시무시한 범죄자가 될 수 있는 것이었다.(다자이 오사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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