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누구에게나 할 수 있는 말은 이 두 가지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렇게나 말을 많이 해서 심지어 절대 바꿀 수 없는 글로 남긴다는 생각에 마음이 꽤나 불편한 중입니다. 책과 글을 애정하는 사람으로서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과 책을 내는 것은 다른 의미를 가진다고도 생각해 여전히 이게 맞나 싶습니다. 아직 경험이 부족한지 꾸며낼 줄은 정말 모르는 사람이라 뭐 책의 내용을 구상하고 의도를 넣고 그런 건 진짜 못하겠더라구요. 대단한 목적 없이 맨날 하고 사는 생각들에 목차를 만들어 늘어놓았습니다.
저에게 언제나 가장 큰 영감을 주는 사랑하는 저의 엄마가 항상 하시는 말씀이 있습니다. ‘마주 보는 그 모든 것이 나’ 라구요. 세뇌당한 그 문장에 대해 곱씹으며 제 나름의 방식으로 논리를 찾아가는 과정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납득이 먼저인 전 종교가 없으니 과학으로 이해할 수 밖에요. 여전히 부족하지만 제가 살아가는 중심엔 제가 있습니다. ‘저’를 지키는 것이 가장 우선이라는 이기적인 말이지요. 인간의 본능인걸 어째 라는 위선적인 말로 그럴듯하게 포장해 사실 중요한 건 덮어두는 중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그와 동시에 ‘마주 보는 그 모든 것이 나’라는 말에도 동의합니다. 그 모든 것이 나일 수 있다는 명제를 사랑으로 증명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진짜 사랑하는 사람, 사랑하는 반려동물과 식물의 아픔이 곧 저의 아픔이 되고, 그들의 기쁨이 저의 기쁨이 되기도 한다는 맥락에서도 맞아 떨어지는 것 같지 않나요? 제가 행복하고, 저를 사랑하고, 제가 아프지 않는게 가장 중요한 ‘제’가, 마주 보는 그 모든 것이 ‘나’라고 생각한다면, 그 모든 것을 저를 사랑하듯 대해야 되는거잖아요? 어쩌다 이 책을 집어주신 당신도요. 뭐, 이루지 못할 꿈일지도 모르지만 해보려구요. 그저 제가 세상을 이해하고 사랑하는 방식을 전하고 싶었다는 걸 알아주세요. 세상에는 다양한 사랑의 방식이 있잖아요. 때론 회의적이고 염세적이어지는 스스로를 붙잡아 세상을 애정하는 마음을 끌어다 남긴 기록입니다. 천성이 그러지 못한 인류이진 않을까 의심하면서도 사랑은 이긴다고 믿기 때문이지요. 그런 마음으로 쓴 글이니 부디 우리 서로에게 너그럽길.
이게 사랑이라고? 싶으시거나 주절주절 나열되는 지루한 과학이야기에 도대체 뭔소린가 싶으시다면 뭐, 내용 제쳐두고 그저 당신이 사랑하는 계절의 나뭇잎을 만지작 거리는 마음으로 한 장 넘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책의 한 면 한 면을 우리는 ‘쪽’ 이라고 부르지만 영어에서는 나뭇잎에 해당하는 ‘leaf’ 라는 표현을 쓴다고 합니다. 책의 기원이 나무에 있기 때문이라고 해요. 이 이야기를 듣고 난 뒤부턴 책장을 한 장 한 장 넘길 때 종종 나뭇잎을 넘긴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한 장, 한 장. 한 잎, 한 잎. 지루한 책장을 잠시나마 그런 마음으로 넘겨주신다면 제가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다 전한 듯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당신과 당신의 사람들 모두가 아프지 않으시길 마음으로, 정말 마음으로 바라요.
[줄임말]
여정은 즐거우셨는지요. 글 안에선 뭐든지 가능해집니다. 아무 말 막 하고 했던 말 또 하면서 맘껏 주사를 부리는 취객이 되기도 하고, 어둠 속 ‘루모스’를 외치며 빛을 밝히는 호그와트를 졸업한 근사한 마법사가 될 수도 있습니다. 나를 속상하게 했던 누군가에게 뒤통수를 한 대 후려치거나 꿀밤을 먹일 수도 있고, 어떠한 미지 세계라도 얼마든지 여행할 수 있습니다. 누군가의 글을 슥- 훑어보는 것 만으로도 이미 그 사람의 눈을 마주 보게 되기도 합니다. 이 곳에 담긴 제 글을 읽으신 분들은 어쩌면 제 오랜 친구들과 가족보다 저를 더 잘 아는 사람들이 되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진실된 저를 마주봐주신 분들께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저의 우주이자, 우리의 우주를 여행을 하며 우리가 사는 세상, 작지만 우주보다 넓은 우리의 세계가 보다 안녕해지셨기를 바랍니다. 이 드넓은 우주에 찰나 살다 갈 뿐인 우리. 인생 뭐 있나요. 세상의 흐름에, 누군가의 시선에 갇히지 마세요. 거대하고 끝없이 무한한 우주 그 너머에는 우리가 있습니다. 헤아릴 수 없이 넓은 세계를 마주보며 맘껏 유영하시길.
지금, 이 광활한 우주, 말도 안되는 지구라는 행성에 정말 기적처럼 우연히 같은 시간과 공간, 하늘과 땅 사이 함께 머물러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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