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상담을 받으며 들은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기 자신을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대부분 모른다고 합니다. 무의식 중에 있거나 부정하고 싶은 미련, 욕심 혹은 잊고 있던 트라우마 등이 행동에 영향을 끼치는 거죠.
언행은 냄새와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나에게서 나는 체향이나 악취 등은 본인은 잘 모릅니다. 하지만 타인은 기가 막히게 눈치챕니다. 하지만 말을 꺼내면 상대에게 실례라고 생각되니 함부로 말하지 못하는 거죠. 악취를 놔두면 좋은 점이 있을까요?
70대 어르신들 사이에 끼여 대화를 한 적이 있습니다. 사실 대화라기보단 어르신들의 대화를 경청만 했습니다. 혼자 사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에겐 시니어 냄새가 독하다는 주제였습니다. 일방적인 비난이 아닌 분석적인 대화였어요. '배우자나 자녀들과 함께 살고 있으면 서로 냄새를 말해주고 잔소리를 해대니 싫더라도 관리를 하게 되는데, 혼자 살면 본인에게서 나는 냄새를 알 수가 없으니 어쩔 수 없는 것 같다.'였습니다.
저희 집도 그럽니다. 아버지에게서 나는 시니어 냄새를 본인은 모르십니다. 어머니가 아버지 방문 앞을 지나가면서 냄새난다고 냅다 방문을 닫아버리니 깨닫게 되는 겁니다. 또는 제가 할 일이 있어 이틀 동안 집 밖에 안 나가서 머리를 안 감으면 어머니가 냄새나니까 머리 좀 감으라고 욕을 해대며 같이 있기 싫다고 도망가버리십니다. 예. 당연히 저는 몰랐습니다. 어머니도 구강 건강이 좋지 못해서 충치로 인해 입 냄새가 나는 편인데 본인은 모르십니다. 그래서 제가 구취제거제를 사드렸습니다.
이렇게 서로서로 알려줘야 객관화를 하고 그제서야 씻거나 관리하는 등의 행동을 합니다. 그래야 밖에 나가서 욕먹지 않으니까요. '나는 욕먹어도 괜찮은데?'와는 다릅니다. 세상은 정말 좁고, 인연은 어떻게 될지 모릅니다. 방금 스친 사람이 나중에 공적인 곳에서 엮일 수도 있는 일입니다. 사회생활에서의 인상이라는 것은 아주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됩니다.
다시 돌아오자면 언행이라는 것도 인상에 포함됩니다. 나와는 관계없는 사람이지만 그 사람에게 코딱지를 튀기는 일을 하지 않는 이유도 인상 때문인 겁니다. 내가 이상하고 더러운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지는 않을 테니까요. 하지만 내가 하는 행동들이 그런 상식적이지 못한 행동이란 걸 어떻게 아실 건가요? 별생각 없이 한 행동들이 누군가에겐 코딱지로 느껴질 수도 있는데, 본인의 언행에 확신이 있으신가요?
저도 저를 잘 모릅니다. 매일 매시 매초 스스로와 싸웁니다. 10분 전에 생각했던 일을 10분 후에 부정하고 그럽니다. 혼자 북 치고 장구 치고 합니다. 사람은 이렇게 변화가 많은 동물인데 스스로를 너무 쉽게 단정 짓습니다. 본인에게 냄새가 안 느껴진다고 해서 "네가 예민한 거 아니야?"라고 말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합니다.
본인이 본인을 잘 안다고 착각하고 스스로를 단정 짓게 되면 타인과 '다를 수 있음'을 인정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습니다. '나는 A를 싫어하니까 그럴 리가 없다.' 같은 느낌입니다. 그렇게 되면 현 상황과 받아들이는 상황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자기 최면 같은 거죠. 상황은 이미 안 좋게 흘러버렸는데, 본인은 잘못이 없음을 주장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나는 타인에게 폐 끼치는 걸 싫어하니 내가 한 행동들은 잘못이 없다.'
그러면 뭐가 달라질까요? 달라지는 거 없습니다. 안 좋은 상황도 변하지 않고, 본인의 잘못도 변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후에 똑같은 상황이 벌어진다면 똑같은 선택을 반복하겠죠. 자신이 사람들과 어울리고 싶고,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는 사람이라면, 끊임없이 스스로를 의심해보는 게 좋다고 생각됩니다. 혹은 주변에서 조언을 얻거나요.
자신도 모르는 자신의 언행으로 얼마나 많은 인복을 걷어찼는지는 모를 일입니다.
추천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