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을 열어놓고 춤을 출까.
문을 열어놓고 춤을 출까.
2026.08.17
비보·⌛6분

별 하나 없는 곳에 살았었다. 내 인생 99퍼센트를 어둑한 하늘보다 불 꺼진 회색 빌딩만 보고 살았다.

어쩌다 별이 뜨면, 한참을 그 점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반짝거리는 별들을 보고 싶었을까.

기웃기웃 하늘만 바라보게 돼. 푸른색 사이에 어두운 색들이 지나가고 나면, 새로운 하루가 지나가려나.

낮은 곳에서 바라보는 아파트 사이 불빛은.

글쎄. 반짝거리는 별들이라고 착각할 만했다.

문을 열어놓고 춤을 출까.

문을 열어놓고 노래를 부를까.

문을 열어놓고 어둠 속에 있을까. 나는 꺼져있는 빛 바랜 별일까. 나는… 나는… 나는.

그러다가 정착한 곳은 낮은 곳에 있었다. 건물도, 마음도, 전부 다.

어쩌다 바라본 하늘에는, 구멍을 뻥뻥뻥 뚫어놓은 것처럼 반짝거렸다.

살던 곳보다 울퉁불퉁 흠집날 것 같은 곳이었지만, 신기하게 그곳에 있으니 선명한 색의 토마토까지 되어가고 있었던 것 같다.

별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조금은 잘 지내고 있다고 생각했다.

.

.

.

툭.

정말 잘 지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작년 이맘때쯤에도 글을 쓴다고 일본에 있었던 것 같은데. 이번에도 또.

그리고 봐버린거지. 환승연애라는 것을.

SNS의 기능을 다해버렸다. 그냥 모르고 지나칠 수 있는 이야기였는데도.

그쪽은 생일이라고 챙기고 있었는데, 나는 화면 밖으로 그만 촛불을 끄고 말았다.

참 이상하지. 분명 나는 다른 곳에 와 있었고, 나름대로 잘 익어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화면 하나만 열면 다시 그때의 내가 되어버렸다.

후쿠오카의 한 도서관. 안쪽에 카페 하나.

수저가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들리고, 오카리나 소리의 음악이 들리는 곳.

달그락. 달 그 으 락.

‘우와, 학생이야…‘ 살랑거리는 바람 사이를 도서관으로 달려오는 그 아이들을 그만 뚫어져라 바라보고, 너무 좋아하고 말았다. 나는
그들의 청춘을 갖고 싶은 걸까?

어쩌면 그럴지도 모르겠다. 카페가 도서관 안에 있다는 걸 들은 다음부터 두근거리는 마음을 놓지 못하는 것을 보면. 어쩌면 낭만을 쫓고
있는 건 아닐까하는 마음이 든다. 한국에서도 도서관에 오면 볼 법한 풍경이려나. 장소가 바뀌었다는 것만으로도 이렇게까지 부러운 일일까나.

빛바랜 의자 사이에 작은 꿈을 가진 이가 있다.

동굴동굴.

울퉁불퉁.

도서관 카페라서일까. 노인분들이 계셨다. 혼자 오셔서 카레라이스를 드시고 작은 핸드폰을 뚫어져라 들여다보시는 분도. 휠체어 타신
오지쨩과 함께 오신 오바쨩도. 속닥속닥. 드시면서 계속해서 눈을 마주치시고, 손을 들어 서로를 확인하신다. 눈에는 평온한 바다와
걱정가득한 밤하늘이 같이 계셨다.

꿀꺽.

한참을 바라보다가, 문득.

나는 저들의 청춘이 부러운 걸까. 아니면 저렇게 나란히 앉아 눈을 마주칠 수 있는 시간이 부러운 걸까.

별이 반짝이는 하늘도,

도서관 안에 있는 조그마한 카페도,

서로의 눈을 확인하는 사람들도.

어쩌면.

어쩌면.

내가 부러워했던 건 전부 같은게 아니었을까?

누군가의 삶이 반짝이는 순간을,

나는 조금 멀리서 바라보고 있었던 것.

…

탁.

아이코. 그만.

놓은 그 자리에, 주

                       르

                                륵. 물이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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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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