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세상을 좋게 보고 싶어한들 살다 보면 나에게 스트레스를 다이렉트로 내리꽂는 사람은 꼭 있습니다. 국밥에 떠 있는 파가 하트 모양인 것에도 기분 좋아하는 사람인데 왜 이렇게 저를 못살게 굴까요.
요즘 신조어로 '순수악'이라고 하던가요. 의도는 순수했는데 결과가 악으로 나오는 사람이 있습니다. 본인은 선한 마음으로 행동했을지라도 받는 사람에겐 엄청난 스트레스로 다가오는 경우가 잦은 것 같습니다. 그럴 땐 뭐라 하기도 좀 그렇더라고요. 괜히 착한 사람 괴롭히는 것 같고. 그 사람의 선한 의도가 보이는데 제가 스트레스인 거니 제가 예민한 건가 싶어지기도 합니다.
그런 사람들을 그냥 내버려둬야 할까요? 그냥 두면 뭐가 달라질까요. 주변 사람들은 당연히 그 사람을 점점 피해 다닐 겁니다. 본인은 자각하지 못한 채로요. 자기 객관화가 안 되는 상태에서 미움만 사면 어떻게 될까요. 자기 객관화를 할까요? 아니요. 세상을 미워하게 됩니다. 본인의 의도는 순수하고 착한 마음이었기 때문에, 착한 나를 미워하는 세상이 싫어지는 거죠. 그렇게 미워하고 미워하다 보면 착한 마음이었던 것조차 사라질 때가 있습니다. 부정적인 마인드가 스며든다는 이야기입니다.
누군가가 점점 부정적으로 변해가는 걸 지켜보기밖에 못 하는 겁니다. 긍정적으로 살자고 염불을 외던 저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옆에서 조심스럽게 피드백을 해주려고 고민하고 있으면 주변 모두가 말립니다.
"그냥 놔둬, 어차피 안 고쳐져. 너만 피곤해."
전 이 말이 너무 싫더라고요. 저는 제가 자각하지 못한 채 잘못된 길을 가고 있다면 누군가가 말려줬으면 좋겠습니다. 자신이 미움받을 것을 알면서 상대가 잘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나오는 피드백은 정이고 사랑이라고 생각하거든요. 하지만 받아들이는 건 온전히 상대의 몫이기에 수용하면 피드백이 되고, 받아들일 준비가 안 된 사람에겐 잔소리처럼 들릴 수도 있는 것 같습니다.
한 번쯤은 이유 없이 누군가에게 손절당해본 적이 있지 않나요. 당한 적은 없더라도 보거나 들어본 적은 있을 겁니다. 앞서 말했듯 요즘은 나 하나 챙기기도 벅찬 세상이라 타인을 돌봐줄 겨를 같은 것은 없죠. 피드백(혹은 잔소리)은 하나의 체력 소모고 감정 소모입니다. 나 힘든 와중에도 신경이 쓰여서 쓴소리를 하는 사람은 요즘 보기 드물다고 생각됩니다. 대부분은 자신의 기준으로 생각하기에 '참아준다'라고 생각하다가 더 이상 못 참을 때쯤에 연을 뚝 끊어버립니다. 혹시 모르죠. 대화를 했으면 '참아준다'가 아니라 서로 배려했을 수도 있었을 텐데요. 하지만 그런 불편한 대화를 하기 싫은 겁니다. 피곤하니까요.
그렇게 생각해보면 저에게 싫은 소리를 하는 분들을 다른 시선으로 보게 됩니다. 조금 툭툭 뱉는 말일지 몰라도 문장만 놓고 보면 대부분 저를 걱정해서 하는 소리거든요. 제가 잘 되었으면 좋겠고, 조금 편한 길로 갔으면 좋겠고, 건강했으면 좋겠고, 자신과는 다르게 너만은 성공했으면 좋겠다거나요. 완전히 관련 없는 제3자에게 이런 말을 하시나요? 안 합니다. 보통은 알 바 아니니까요. 잔소리라는 것은 내 알 바에 걸터 있기에 나오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렇다고 잔소리를 쏘아붙이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모든 것엔 적당히라는 것이 있고, 잔소리가 길어지면 상대는 반발심이 들 수도 있고요. 피드백이 아닌 억압이나 통제로 이어지는 것은 걸러 들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피드백은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주고 혼자서 성장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열어주는 정도'라고 생각하며, 억압과 통제는 '넌 이런 거 하나 못 할 게 뻔하니 내가 하나하나 다 알려줘야 돼'라고 생각합니다. 전자는 타인의 기준에서 생각하는 사랑이고, 후자는 타인을 깔보고 자신의 자존감을 채우는 형태라고 생각하기에 피드백을 입 밖에 뱉을 때는 많은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신경을 쓰지 않는, 단어 선택에 힘들이지 않는 언어는 폭력이 되기 쉬우니까요.
추천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