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그만하자.”
“...왜?”
“...둘 다 이러다가 끝도 안 날 것 같아. 너는 끝을 못 낼 것 같으니까,”
“...내가 끝내자고 할게.”
이별 멘트치고는 꽤 길었다.
나는 한동안 그 문장을 곱씹었다. 우리가 맞지 않았기 때문일까. 아니면 내가 너무 오래 붙잡고 있었기 때문일까. 그 토마토는 우리가 애초에 다른 사람이었고, 그 다름 중 일부는 끝내 좁혀지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는 조금 달랐다.
원래 다른 존재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사랑은 서로를 맞춰가는 과정이라고 믿었다. 먹고싶은게 다르고, 살아가는게 다르고, 살아온 곳이 다르며,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이 달라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시간이 지나면 조금씩 양보하고, 조금씩 배우면서 너와 내가 비슷한 방향을 바라볼 수 있다고 믿었다.
반면 그 토마토는 어느 정도는 처음부터 맞아야 한다고 말했다. 맞춰가는 노력도 중요하지만, 노력만으로는 메울 수 없는 간격이 존재한다고.
그 생각에 붙잡혀 있었다.
사랑은 서로를 맞춰가는 것일까, 아니면 맞는 사람을 찾아가는 것일까. 글쎄, 그것 역시 사랑의 일부였을지 모른다고.
한동안 누가 옳은지 알고 싶었다. 마치 정답이 있는 문제처럼.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답은 나오지 않았다. 어쩌면 사랑은 정답을 찾는 일이 아니라, 자신이 어떤 사랑을 믿는 사람인지 알아가는 일인지도 모른다. 누군가는 함께 익어가는 토마토를 꿈꾸고, 누군가는 비슷한 온도에서 자란 토마토를 찾는다. 어느 쪽이 더 좋은 토마토인지는 여전히 모르겠다. 나는 상대를 사랑하는 방법만 고민해 왔지, 내가 어떤 사랑을 원하는 사람인지는 한 번도 제대로 생각해 본 적이 없다는 사실이었다.
그 후로 이상하게 토마토를 보면 멈춰 서게 되었다. 마트 진열대에 놓인 토마토들. 어떤 토마토는 반질반질했고, 어떤 토마토는 군데군데 흠집이 나 있었다.
어떤 토마토는 아직 초록빛을 품고 있었고, 어떤 토마토는 금방이라도 터질 듯 붉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어느 하나 틀린 토마토는 없었다.
나는 왜 사람에게만 정답을 찾으려 했을까.
나는 왜 그렇게 사랑하고 싶었을까.
누구에게 배웠고,
누구를 닮았고,
무엇을 잃어버렸기에.
토마토들을 들여다보며, 나는 그 답을 조금씩 찾아보기로 했다.
…데구르르. …데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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