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여서 힘든 때가 있었다. 혼자여서 좋았던 시간도 있었다. 그리고... 혼자서도 할 수 있는 게 이렇게나 많구나 싶던 적 또한 있었다.
혼자 지내는 법 정도는 안다고 생각했다.
마침내 증명할 기회가 생겼다.
결혼 후 처음으로 와이프가 며칠 동안 집을 비우게 됐다. 잔소리할 사람도 없고, 뭐든 내 맘대로 할 수 있겠다 싶었다. 아내도 그렇게 생각했던 것 같다. “나 없어서 좋겠네? 그토록 원하던 자유 아니야?” 나도 그럴 줄 알았다.
근데 아니었다.
혼자서 지내는 건 별 무리 없었다. 버틸 순 있었다. 근데 와이프가 없으니까 집이 집 같지 않았다. 괜히 넓고, 휑하고, 적막했다. 외롭다기보다 어색했다. 심심했고, 낯설고, 적적했다.
퇴근하고 돌아오면 집은 늘 어두웠다. 불 꺼진 집에 들어가는 게 어찌나 싫던지. 혼자 밥 먹는 것쯤은 별일 아닐 거라 생각했는데, 안 믿겠지만 잘 챙겨 먹지도 않았다. 자야 하니까 억지로 잤고, 일어나도 한참을 멍하니 누워 있었다. 폐인처럼 유튜브 보고, 인스타 넘기고, 게임만 했다. 뭘 봐도 재미가 없었다.
심지어 아팠다. 어쩌면 그녀가 없어서 아팠던 것 같기도 하고.
괜찮지 않았다.
둘이서 맞추다 만, 일시정지 상태의 퍼즐이 있었다. 거실 한쪽에 고이 모셔두고 와이프가 돌아오는 날 다시 시작하려고 대기타고 있었다.
근데 기다리다 보니 자꾸 눈이 갔다. 불도 제대로 안 켜고 식탁에 혼자 앉아 있으면, 거실 한쪽에서 그 퍼즐이 빛을 내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야광이니까.
처음엔 딱 한 조각만 맞춰볼까 싶었다. 조금만 더 맞춰볼까? 건물 하나만. 아니 다리까지만. 아니 여기까지만 딱.
그렇게 하나씩 맞췄다.
같이 하려고 남겨둔 퍼즐을, 혼자.
오기 전에 다 맞춰서 보여주고 싶어졌다.
근데 그게 어디 마음대로 되나. 시간도 얼마 없었고, 퍼즐도 생각보다 어려웠다. 둘이 하던 걸 혼자 하려니 그게 또 잘 안 됐다.
결국 완성은 못했다.
빈자리만 괜히 커 보였다. 퍼즐도, 이 집도.
집에 있는데도 집에 가고 싶을 거야.
자이언티도 이래서 그랬나.
와이프가 돌아온 날 밤.
오랜만에 재우다 문득 이 생각이 들었다.
너가 오니 이제야 집에 온 거 같다고.
아니, 사실은 집이 돌아온 거 같다고.
아! 그래서 내가 살아났나 보다.
웃고, 움직이고, 말도 많아졌다. 며칠 동안 뭘 봐도 재미없더니, 네 옆에서는 별말도 아닌 말을 괜히 하고 또 했다.
그래. 너는 나한테 집이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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