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며드는 것
스며드는 것
2025.11.09
도토리·⌛1분

스며드는 것

안도현

꽃게가. 간장 속에
반쯤 몸을 담그고 엎드려 있다.

등판에 간장이
울컥울컥 쏟아질 때

꽃게는 뱃속의 알을 껴안으려고
꿈틀거리다가 더 낮게

더 바닥 쪽으로
웅크렸으리라

살 속으로 스며드는 것을
한 때의 어스름을

꽃게는
천천히 받아들였으리라

껍질이 먹먹해지기, 전에
가만히 알들에게 말했으리라

저녁이야
불끄고 잘 시간이야

오랜만에 추억의 시를 꺼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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