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열정
조용한 열정
2025.09.07
비보·⌛2분

살면서 쓰지 않은 물감이 있다
살다보니 많이 쓴 물감도 있다

하늘을 칠할 때 하늘색으로 칠했다

마음에 담긴 하늘의 색이 때마다 달라도
여전히 쓰지 않은 물감이 내게 있다

재능이라 믿었던 어떤 것을
취향으로 꺾은 후 깨달은 것이 있다

한때의 찬란함은 쉬이 비참함이 된다

영영 쓰지 않겠단 고집을 남긴 채

하늘을 메운 까마귀떼를 위해
한낮도 어둠으로 칠해야 할 때가 있다

평화의 오후일수록 그늘이 필요하다

쉬는 이에게 어둠은 포근한 색이고
우는 이에게 빛은 창피한 그림자니까

어떤 산책이 누군가에겐 질주이므로

잃은 방향은 방황으로 찾기로 하자

잠시 멈추거나 서성거려도
잠시 이 색깔이어도 괜찮다, 괜찮다

하늘은 하늘색으로 칠하면 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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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열정 / 사랑하고 선량하게 잦아드네
유수연 작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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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보
안녕하세요. 비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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