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러와
나는 아홉 살이 되었습니다
이준이는 나의 가장 친한 동생
엄마는 나의 가장 큰 집
엄마는 눈커풀이 얇아서 자주 웁니다
너에게 좋은 것을 줄게
말하면서 울고
자전거 타는 나를 보면서 웁니다
넘어지는 걸 두려워하면 안 돼
넘어지면서 배우는 거야
엄마는 카메라에 찍히는 사람
엄마를 모르는 사람들이 엄마를 기억합니다
작년에는 빨리 자란 이준이와 나를 보며
엄마가 말했습니다
엄마가 많이 많이 기억해놓을게
많이 기억하는 어른은 슬퍼지나봅니다
엄마는 크게 웃고 많이 웃습니다
눈 내리는 것처럼 웃어서
우리를 다 덮습니다
레고 블록처럼 우리는 쌓이고
카메라 속에서
다시 조립되는 중입니다
이준이가 차를 두 번 엎질렀는데
엄마는 세번째 차를 내려줍니다
엄마가 셋 셀 동안 그만하라고 했는데
나는 자꾸 늦습니다
엄마가 해준 말을 모았더니
커튼이 됐습니다
형아는 첫번째 아기라서 소중하고
너는 나의 마지막 아기라서 소중해
커튼을 잘라
방안에 불을 만듭니다
신우야 이준아
너희의 모국어가 될게
엄마라는 나라에 계속 놀러와
엄마를 배우는 동안 나의 지도가 늘어납니다
나는 그 나라를 좋아합니다
내가 제일 그리운 표정은
다 거기 삽니다
엄마도 여기 계속 놀러와
그냥 놀러와
_
사실 저는 평소 시를 자주 읽지 않습니다.
어렵게 느껴진달까요. 글자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그 안의 숨은 의미를 꼭 찾아내야만 할 것 같아서요.
그런데 이 시는 방송인 김나영과 자녀들을 위해 이훤 시인이 쓴 동시라 그런지 술술 읽히더라고요.
처음 유튜브에서 접한 뒤 이훤 시인의 책까지 사서 읽게 되었네요ㅎㅎ
시 읽기에 익숙한 모각글 멤버 분들, 혹시 추천해 주실 만한 시집이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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