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지 레스토랑
엄지 레스토랑
2025.11.10
유앤미·⌛6분

남인도에 다녀오느라 2주 동안 한국 음식을 못 먹어서, 어제 델리에 도착하자마자 마중 나와 준 남편에게 한식당에 데려가 달라고 했다. 남편은 한국 음식에 마늘과 양파가 많이 들어가서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근처 5성급 호텔 레스토랑을 예약해 뒀다고 했지만, 나는 단호하게 “No, Korean restaurant.”라고 말했다. 그래서 어젯밤에 가끔 가는 한식당에 가서 청국장과 김밥, 비빔밥, 야채전을 먹었지만,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또 한식에 대한 갈증이 타올랐다. 며칠 전 감기에 걸려 맵고 칼칼하게 매운 국물이 떠올라 짬뽕을 먹으러 떠나기로 했다.

남편에게는 카페에 가서 컴퓨터로 할 일들을 정리하고 오겠다고 말하고 구르가온으로 향하기로 했다. 기업에서 파견 나온 많은 한국인들이 구르가온에 살고 있어서, 한식당은 인도 수도인 델리보다 구르가온에 훨씬 더 많다. 구르가온은 한국으로 치면 서울 옆의 경기도 도시 중 하나인데, 다행히 나는 사우스 델리에 살고 있어서 차로 40분 정도면 갈 수 있다. 우버 앱으로 택시를 불러 인도에서 유일한 한국식 중식집인 ‘엄지 레스토랑’으로 향하며 오늘 글쓰기 주제를 보니 '맛집'에 관한 것이다.

맛집에 가는 도중인데 맛집에 대해 쓰라니 거의 실시간 중계로 글을 쓸 수 있게 됐지 뭔가. 50분이나 차를 타고 와서 음식을 먹고 다시 50분 동안 차를 타고 집에 가야 하니 번거로워 자주는 오지 않지만, 이 식당의 중식 메뉴는 한국의 웬만한 중국집보다 나을 정도다. 사실 인도에 있는 한식당들은 재료 수급에 한계가 있어 ‘맛집’이라고 부를 만한 곳은 거의 없고, 한국인의 입맛을 어느 정도 달래주는 수준이지만 비용은 한국과 비슷하거나 더 비싸다. 그래도 요즘 K-팝과 K-드라마의 인기로 현지인들도 한식당을 많이 찾는다. 델리에도 여러 곳이 있지만, 엄지 레스토랑처럼 생면을 뽑아 중식을 만드는 곳은 없다. 게다가 인도인 손님도 많아 채식 옵션도 가능하다. 엄마가 한국에서 오셨을 때 이곳 짬뽕이 한국보다 낫다고 하셔서 여러 번 모시고 오기도 했다.

우버로 바로 엄지 레스토랑에 가고 싶었지만, 오픈 시간이 11시 30분이라 근처 스타벅스에 들러 오늘의 글을 쓰고 오픈 시간에 맞춰 가기로 했다. 무려 40분을 달려 도착했는데, 자주 오지 않는 데다 스타벅스가 여러 군데 있어서 다른 지점을 목적지로 설정한 탓에 엉뚱한 곳에 도착했다. 그냥 여기서 기다리다 가야겠다고 생각했지만, 이상하게도 그 스타벅스는 문을 열지 않았다. 다시 검색해 보니 차로 10분 거리에 다른 지점이 있어서 또 우버를 불렀다. 집을 나온 지 1시간 20분 만에 드디어 커피숍에 도착했다. 짬뽕을 한그릇 먹으러 이 복잡한 여정을 하다니.. 한국은 얼마나 살기 좋은 나라인가. 그냥 앱에서 클릭 몇 번 하면 모든 한식으로 집으로 배달되니 말이다. 나이가 먹을수록 한식에 대한 그리움이 커지지만 그 그리움 때문에 감사함과 특별함이 생긴다. 타국에서 짬뽕을 팔아주는 네팔인 식당 사장님에 대한 고마움, 청국장을 만들어 팔아주는 교민분에 대한 고마움. 어떤 때는 맛이 좀 이상해도 그러려니 한다.

뜨거운 라떼를 마시며 이 글을 마무리하고, 나는 바로 짬뽕을 먹으러 달려갈 생각이다. 그리고 한 그릇 포장해서 집에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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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앤미
안녕하세요. 유앤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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