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민숯불갈비는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
한달에 한번 열리던 낙원이었다
그땐 카드도 없었고
아동급식 쿠폰이라는게 있었다
한장에 3천원짜리 쿠폰을 한달치 받으면
나는 며칠씩 먹고 싶은걸 참고 아껴서
그 돈을 고이 모아
외식이라는 이벤트를 만들었다
그 외식의 목적지는 늘 태민숯불갈비였다
갈비는 항상 환상적이었다
먹다가 기분이 좋아진 어린 나는
덩실덩실 춤을 춘 적도 있다
밑반찬 중에서는
특히 기름기 자글한 김치전을 좋아햇다
고기를 다 먹고 나면
셀프로 퍼먹을 수 있는 아이스크림이 있었다
그게
한달에 한번 있는 나의 행복이었다
하지만 그 집은
내가 초등학교 4학년쯤 됐을 때 사라졌다
아동급식 지원이 쿠폰에서 카드로 바뀐 시점이었다
그 작은 변화가
그 가게에 어떤 영향을 줬는지 정확히는 모르지만
나는 그때
이유도 모른 채 익숙한 공간을 잃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무려 15년이 지난 작년
친구 집들이를 가던 길
주황색 간판 하나가 시야를 스쳤다
왠지 모르게 익숙해서 유심히 봤더니
가게 이름은 ‘태민숯불’이었다
이전과는 살짝 다른 이름이었지만
그 주황 간판은 그때 그대로였다
반가운 마음에 그 다음날 다시 찾아갔다
돼지갈비는 예전만큼 감동적이지 않았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고기는 아마 그때와 똑같았을지도 모른다
내가 이제는 더 좋은 고기
더 다양한 맛을 알아버린 탓에
조금 밍밍하게 느껴졌던 걸 수도 있다
기억 속 그 자리에서 다시 마주한 고기는
맛보다 마음이 먼저 삼켰다
셀프로 퍼먹을 수 있는 아이스크림은 없어졌다고 한다
그게 괜히 많이 아쉬웠다
김치전은 여전히 같은 맛이었다
바삭했고 달콤했다
그게 왠지 울컥하게 했다
그땐 고기 한점 한점이
진짜 축복처럼 느껴졌던 시절이었다
태민숯불은 맛집이다
어릴 때도 지금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