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천뚝배기
홍천뚝배기
2025.11.10
클레어·⌛6분

유난히 일이 고된 날엔 퇴근하기 직전, 직장 동료에게 메신저를 보냅니다.

"뚝배기 고?"

회사에서 차로 5분만 가면 외관이 허름한 작은 식당이 하나 보입니다.
초록색 지지대가 여기저기 꽂혀있는 화분이 줄줄이 놓여있고, 그 옆에선 칠이 다 벗겨진 식탁 의자에 앉아 담배를 피는 아저씨가 계십니다.
아마도 일찌감치 저녁을 해치우고 어서 오늘 일을 마무리하려 했겠지요.
주차장은 따로 없습니다.
가게 앞 A4용지에 휘날려 적힌 "6시 ~ 7시는 도로 주차 가능" 을 믿고 주차하는 수 밖엔 없지요.

도로록 소리가 나는 나무 발을 젖히고 들어가면 6시 20분, 저녁 치곤 꽤 이른 시간인데도 테이블이 반 이상 차 있습니다.
의자를 빼기 무섭게 "뚝배기 두 개 드려요?"라며 사장님이 물어봅니다.
사실 사장님이신지는 잘 모릅니다. 그저 손가락의 금붙이와 노련한 서빙 솜씨를 보곤 동료와 함께 내린 결론일 뿐이지요.

5분도 채 지나지 않아 뚝배기가 바로 나옵니다.
팔팔 끓는 뚝배기는 그 뜨거움을 용맹하게 뿜어냅니다.
커다란 등뼈 위엔 우거지가 빽빽하게 올라가 있고, 또 그 위엔 들깨가루가 아낌없이 뿌려져 있습니다.
먼저 스뎅 밥그릇 뚜껑에 열심히 우거지를 덜어낸 후, 국물을 한 숟가락 떠올립니다.
우거지의 구수함과 등뼈 고기의 진한 기름 맛이 깊게 우러나 절로 "크어"하는 소리가 나옵니다.
이쯤되면 적당히 식어있을 우거지를 하얀 쌀 밥 위에 얹고, 겨자 소스를 숟가락으로 덜어 그 위에 바릅니다.
밥이 우거지에 쌓여 절로 녹아 들어갈 쯤에 아까 바른 겨자가 톡 하고 혓바닥을 자극합니다.

이젠 우리의 주인공, 등뼈를 탐닉할 차례입니다.
젓가락을 갖다 대면 살이 절로 뼈에서 부드럽게 분리됩니다.
고기를 해장국 국물에 적시고, 겨자 소스에 살짝 찍고는 그대로 입으로 넣어봅니다.
뜨거운 국물과 섞인 고기는 바로 이리저리 흩어져 온 혀에서 돌아다니기 시작합니다.
함께 내어주신 김치를 하나 집어먹고는 본격적으로 뼈에서 고기를 해체하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덜어낸 고기는 우거지에 싸 먹고, 김치를 올려 먹고, 밥에 비벼 먹으니 금방 동이 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뚝배기에 진한 국물만 남게 되면, 반 정도 남긴 흰쌀밥을 전부 말아 먹어야 합니다.
죽처럼 진해진 밥알에 남은 겨자소스를 박박 긁어모아 뿌려 먹으면 진한 국물과 시큼한 겨자가 어우러져 이 정신없는 여정의 멋진 마무리가 됩니다.

그렇게 뚝배기 하나를 다 끝내고 나면 힘들었던 일들이 의외로 별 것 아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고작 구 천 원 짜리 뚝배기 하나에 사라질 고민을 하루 종을 손에 쥐고 있었단 생각에 조금은 쑥스러워 집니다.
화려하거나 깔끔하진 않아도, 나의 고민을 국물과 함께 먹어 치울 수 있는 이곳은 바로

홍천뚝배기(금포점)
대구 달성군 논공읍 금강로 3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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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어
안녕하세요. 클레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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