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2025.11.10
admin·⌛2분

돈. 많았으면 좋겠다. 발에 채는 돌멩이만큼.

길을 걷는다. 작은 돌무더기를 본다. 아슬아슬한 소원의 돌. 그 위에 삐뚤빼뚤한 글씨.

‘무너지지 않게 해주세요.’

아가야. 이게 너의 소원이구나.
이모도 소원이야.
돈이 무너지지 않는 것이.
내가 무너지지 않는 것이.

남의 돌을 빌려 빌어본다.

‘살 만큼만 벌게 해주세요.’

사실은 거짓말이다.
복권에 당첨되고 싶다. 집 사고 싶다. 여행 가고 싶다. 청산하고 싶다. 집 없는 떠돌이 생활. 마음껏 하고 싶다. 내가 하고 싶은 일만.
돈이 없는 나. 방랑자와 같다. 뿌리 잘린 나무와 같다.

손바닥을 펼친다. 얌전한 동전 한 닢. 그 작은 우주에 담아본다. 얄팍한 선행. 알량한 배고픔. 친구와 가족의 사랑. 배려. 작은 시인의 글귀. 숨겨둔 희망까지.
그리고 밀려오는 허망함.

무엇을 담으랴. 그저 작은 동전인 것에.
무엇을 기대하랴. 그저 작은 동전인 것을.

꿈을 좇으니 가난이 왔다. 가난이 와서 돈을 번다. 꿈은 잠시 버린다. 돈과 꿈은 하나일 수 없나? 내게만 불가의 영역인가. 생각해 봤지만 모르겠다. 그래서 오늘도 떠난다. 지하철을 타고. 개 같은 회사를 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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